만화리뷰/슬램덩크

[슬램덩크][팩트체크] 강백호의 모티브는 로드맨이 아니다!

르슈 2022. 10. 12.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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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램덩크의 주인공인 강백호.

슬램덩크의 주인공인 강백호.
그를 상징하는 것은 바로 강렬한 빨강머리와 리바운드.

전 NBA의 선수인 데니스 로드먼.
빨강머리와 리바운드라는 키워드가 백호와 유사하다.

흔히 이 두 가지 특징으로 인해 NBA의 前선수인 데니스 로드맨이 모티브일 것이라고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곤 합니다.

북산과 같은 흰,빨 유니폼을 입었던 시카고 시절.

그도 그럴 것이 많은 사람들의 머릿속에 각인된 로드맨의 이미지는 그 유명한 마이클 조던과 함께한 시카고 불스 시절이기 때문입니다.

언더사이즈 빅맨, 탁월한 리바운드 능력, 전무한 득점력, 반항적인 빨간색 or 녹색 머리로 대표되는 그는 정말 강백호와 신기할 정도로 판박이죠.
그러나 이것은 사실 매우매우 엄청난 우연일 뿐, 그는 강백호의 모티브가 아닙니다. 이유는 매우 간단합니다.

그러나 디트로이트 시절에는 매우 평범하다.

슬램덩크의 연재 시작 시점에 데니스 로드맨은 디트로이트 피스톤즈에서 선수 생활을 했었는데, 이 당시에 그는 시카고 시절과 달리 외모가 매우 평범했기 때문입니다.
또한 강백호와 달리 준수한 수비력을 갖고 있고, 득점 능력도 시카고 시절처럼 아주 없지 않았죠.

80~90년대 일본 불량아들의 상징인 리젠트 헤어.
슬램덩크 이전에 당시 유행하던 청춘물 장르인 단편 "빨강이 좋아"에서 순수 불량배 캐릭터로 먼저 데뷔했다.
불량배+농구선수는 매우 획기적이다.

강백호의 초기 헤어스타일은 리젠트 헤어인데, 이는 80~90년대 일본에서는 매우 반항적인 친구들의 상징이기도 했습니다. 거기다 강렬한 빨강머리는 매우 매우 반항아적인 기질을 표현한 수단인 것입니다. 이 시기 서브컬처 창작물에서는 이러한 반항아 캐릭터들이 의외의 기지를 발휘하여 정의를 구현하는 등 경파한 스토리의 주역인 경우가 많았고, 이러한 캐릭터들이 상당한 인기를 구가하고 있었습니다.
강백호는 그 당시엔 매우 흔하디 흔한 불량배 캐릭터들 중 하나였지만, 당시에 일본에서는 비주류 스포츠였던 농구가 접목되면서 불량배에서 스포츠맨으로 성장하는 아주 획기적인 캐릭터로 거듭난 것입니다.
이런 점에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기인이 되었던 로드맨과 점점 스포츠맨이 되어가는 강백호는 비슷하긴 커녕 오히려 반대되는 행보를 보였다고 할 수 있죠.
그럼 리바운드는?
강백호는 농구 초보자로 설정되어 있습니다.

농구부 생활을 했었던 작가. 「리얼」함을 중시한다.

학창시절에 농구부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던 작가 타케히코 이노우에는 사실적인 느낌을 추구하는 사람입니다.

화려한 역할은 이녀석의 몫이다.

그런 그에게 초보자인 백호가 주인공이랍시고 갑자기 공을 들고 활약하는 모습은 절대로 그릴 수가 없었을 것입니다.

초심자인 강백호라도 피지컬과 감각으로 큰 활약이 가능.

그런 백호에게도 주인공으로써 중요한 활약을 할 수 있도록 공을 들지 않고도 해낼 수 있는 역할이 필요했는데, 이 리바운드가 백호의 탁월한 피지컬과 동물적 감각에 딱 맞는 능력이었던 것입니다.

출판사가 원한 것
작가가 원한 것. 결국 작가가 이겼다.

이런 특이한 설정의 주인공은 학원물을 원했던 출판사와 정통 농구 만화를 그리고 싶었던 작가 사이의 갈등이 빚어낸 산물로 볼 수 있겠습니다.

강백호는 로드맨처럼 리바운더를 목표로 하는 선수가 아닙니다. 강백호는 작품 내내 명확한 목표가 있습니다.

팀 동료이자 숙명의 라이벌인 강백호와 서태웅.

그것은 바로 팀 동료이자 라이벌인 서태웅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하는 것이죠.

이 청순가련한 소녀의 한마디에 모든 것이 시작 되었다.

이런 목표를 가진 최초의 동기는 바로 자신이 짝사랑하는 동급생 채소연의 마음을 얻기 위함이었습니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농구에 깊게 빠져든 백호는 농구선수로써 서태웅을 뛰어넘고자하는 열망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심경의 변화는 작품 곳곳에서 볼 수 있습니다.

1편에서의 "정말 좋아합니다."와 마지막 산왕전에서의 "정말 좋아합니다."는 백호가 농구선수로써 성장했음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정말 좋아합니다!"라는 대사가 그것입니다. 이 대사는 작품내에서 백호가 딱 두 번 말하는데, 첫 번째는 작품의 초반에 소연이의 마음을 얻기 위해 거짓으로 대답하였으나, 두 번째는 작품의 말기에 진심으로 농구가 좋아졌다는 진정성 있는 대답을 전하며 소연이와 독자들에게 백호가 진정한 농구선수로 성장하였음을 표현합니다.

처음엔 완전히 무시한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백호를 인정하기 시작한다.

또 하나는 바로 라이벌인 서태웅의 태도 변화입니다. 작품 초기에는 피지컬 좋은 불량배 수준으로만 바라보던 그도 작품의 후기에는 백호를 같은 코트 위의 팀원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백호는 무의식적으로 서태웅의 플레이를 동경하기 시작한다.
이를 눈치 챈 명장 안선생님은 곧 바로 백호를 믹서기에 갈아넣기 시작한다. 그 결과...

백호가 농구선수로 변모해 갈수록 서태웅은 연적에서 동경의 대상으로 바뀌기도 합니다. 백호는 인정하고 싶어하지 않았지만, 농구를 깊게 파면 팔수록 서태웅의 대단함을 느끼는 자신을 발견하게 되기도 합니다.

목표는 리바운드가 아니다. 득점이다.

백호는 서태웅보다 더 뛰어난 활약을 하는 기준을 두가지로 가져갑니다. 시합 중에 서태웅보다 더 많은 득점을 할 것, 그리고 서태웅보다 더 멋지게 슬램덩크를 꽂아 넣을 것.

초인적인 운동능력으로 내리꽂는 날벼락 덩크.

앞서 말했 듯 초기의 백호는 막무가내로 덩크와 득점만을 노리며 엉망진창의 플레이를 선보입니다.

리바운드 왕이라 불리웠지만, 그에겐 중요한 것이 아니다.
강백호의 머릿속에 리바운드는 뒷전이다.

그러나 농구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백호에게는 무리한 도전이었고, 자신의 특기를 한껏 살린 리바운더로써 코트에서 빛을 발하게 됩니다. 그러나 백호에게 리바운드는 코트 위에 서 있을 수단일 뿐, 정작 자신의 목표는 어디까지나 서태웅보다 더 많이 득점하고, 강력한 덩크를 꽂아 넣는 것임을 끊임없이 표출합니다.

깅벡호. 그는 노력의 천재인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호는 엄청난 재능에 엄청난 노력을 더해서, 이 모든 것을 단 11시합(공식전 10, 연습 1)이라는 아주 짧디 짧은 기간에 모두 달성합니다.

이정환을 앞에두고 통렬한 슬램덩크를 내리꽂는 강백호.
산왕전에서 서태웅 만큼 눈에 띄게 활약하는 백호.
백호의 돌발스런 고백에 혼쭐이 난 소연이. 얼굴을 붉히며 흔들린다. 청춘!!

해남전에서 도내 최강자 이정환을 상대로 통렬한 슬램덩크를 꽂아넣었고, 산왕전에서는 전국 최강팀을 상대로 서태웅만큼 활약했으며, 마지막에 절묘한 고백을 통해 소연이의 마음도 흔들어 놓게 되죠.

이 사진이 쓰이는 일은 없었다. 왜냐면 귀신같이 광탈했기 때문에...
그러나 백호에게는 단지 청춘의 1페이지가 완결 됐을 뿐이다.

작품이 매우 불완전하게 끝이 난 것처럼 보일 수도 있겠지만, 백호의 기준에서는 완벽하게 완결이 난 셈입니다.
왜냐면 이 작품은 불량했던 한 17세 소년이 한 소녀에게 반하게 된 것을 계기로하여, 그 소녀의 마음을 끌기 위해 시작한 농구라는 스포츠를 통해 청소년기의 열정과 우정과 사랑을 그려낸 청춘 드라마이기 때문이죠.

강백호는 그의 한국 로컬라이징 이름인 백호처럼 강렬했고, 본래의 이름인 사쿠라기 하나미치(벛나무 꽃길)처럼 짧고 화려했던 우리들의 청춘 속 한 페이지를 보여준 주인공인 것입니다.

https://youtu.be/2bDEatXgvS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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