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화리뷰/슬램덩크

[슬램덩크]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 송태섭!

르슈 2022. 12. 22. 10:15
반응형

 

내가 새 주인공 송태섭이다.

이번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의 주인공은 놀랍게도 "강백호"가 아닌 "송태섭"입니다.

원작자의 단편 "피어스"

원작에서는 드라마가 크게 부각되지 못했었지만, 이번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는 원작자가 그린 외전 「피어스」와 연결시키며 드라마가 대폭 향상되었죠.

회상이라기 보다는 회고에 가깝다.
유명호 감독의 기억속에 나온다.
권준호의 회상에 나온다. 송태섭의 회고에 나왔던 그것이 장면화 되어 나온다.

원작에서 드라마가 부각되지 못했다는 근거로 북산 베스트 5 중에 유일하게 과거 회상이 없는 캐릭터란 점을 들 수 있습니다.

강백호의 소싯적. 천방지축이였지만 아픈 과거가 있었다.

주인공인 강백호는 안 선생님이 쓰러진 후 아버지와의 과거를 회상하는 장면이 있습니다. 이로 인해 강백호도 나름 그늘이 있었다는 것을 보여주며, 그가 농구에 더욱 집중하는 이유를 보태주죠.

그냥 미칠듯이 잘했다는 내용.

서태웅은 제삼자인 중학 후배들과 그를 연모하는 채소연이 매우 짧고 강렬하게 회상신을 만들어 주며, 과거부터 이미 농구와 혼연일체였음을 보여줍니다.

결정적인 힌트를 주는 라이벌 윤대협.

또한 마지막 시합인 산왕공고 전에서는 윤대협과의 일화를 회상하며 시합의 중요한 열쇠를 찾아내기도 하죠.

과거에 사는 놈들.

북산의 3학년 트리오는 높은 빈도로 과거를 회상합니다.

이런 장면들이 훨씬 와닿게 되는 것이다.

채치수, 권준호, 정대만의 회상씬은 이들의 절박함을 더욱 극적으로 표현해 줍니다. 이들이 얼마나 이 순간을 기다려왔는지, 어떤 심정으로 현재에 있는지 등을 말이죠.
이런 회상씬들은 이들이 국면을 전환시키는 활약을 하는 것에 대한 강력한 설득력을 부여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과연 과거 드립이 거의 없는 송태섭은 극적인 캐릭터가 아닌 걸까요? 원작에서 송태섭이 가지고 있는 설정과 드라마를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1. 의미심장, 첫 등장에 대한 복선

송태섭은 나오지 않는다.

송태섭은 능남고와의 첫 연습시합 이후에 등장하는 캐릭터입니다.

6번 다음 7번을 건너뛰고 8번을 호명한다.

그러나 이 능남고와의 연습시합에서 이미 등장에 대한 복선이 깔려 있죠. 이 시합에서 북산고는 스타팅라인업을 정하면서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나눠줍니다. 그런데 7번을 건너뛰고 나눠주죠.

능남의 7번은 슬램덩크 세계관에서 최강의 선수 중 한명인 바로 윤대협이다.
슬램덩크에서 등번호 7번이 갖는 의미는 크다.

상대편인 능남의 7번 선수가 누구였는지 기억하시나요? 바로 슬램덩크 최고의 올어라운드 플레이어인 윤대협입니다. 이것은 북산에도 상응하는 등번호 7번의 2학년 에이스급 선수가 있을 것이다라는 복선으로 볼 수 있습니다.

첫 등장 시 이달재를 상대하는 송태섭의 플레이에 놀라는 서태웅.

송태섭은 복귀 직후 팀 연습에서 이달재를 상대로 1대1을 펼치며 실력을 과시합니다. 이달재가 높은 수준의 플레이어는 아니지만 서태웅의 반응을 통해 상당한 실력가임을 암시합니다.

지역대회 결승리그에서 윤대협을 상대로 장기인 스쿱샷을 성공시킨다.
서로 하나씩 주고 받는 양팀의 7번. 포지션은 다르지만 짊어진 짐은 똑같다.

지역대회 결승리그에서는 서태웅과 별개로 송태섭 대 윤대협의 대결이 짧게 그려집니다. 이 장면들은 꽤 중요한 시점에 각각 나오는데, 시합의 흐름이 넘어갈 때마다 그 시점을 알리는 장면으로 쓰입니다. 이 둘이 짊어지고 있는 짐이 비슷하다는 것을 유추해 볼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겨울선발전에서는 팀을 이끄는 주장으로써 맞붙을 예정.

에필로그에서는 이 둘이 각팀의 주장이 되어 새로운 북산 대 능남의 라이벌리를 이끌어갈 것을 보여주기도 합니다.

2. 강백호 보완계획

완전히 똑같은 첫 등장씬

송태섭은 첫 등장 장면이 강백호와 완전히 판박이입니다.

패싸움에 휘말린 강백호. 일격필살이라 싸움도 안된다.
집단 린치를 당하는 송태섭. 난 한놈만 패를 시전하며 정대만을 입원시킨다.

또한 폭력사건에 연루되어 있었다는 설정을 통해 문제아 콘셉트도 공유하죠.

이 둘의 첫 만남은 주먹질이다.
송태섭 역시 매니저인 이한나에게 한눈에 반해버려 농구부에 입부하게 된 것이다.

송태섭이 북산고 농구부에 입부하게 된 이유 역시 강백호처럼 이성에게 반해서라는 것까지 똑같습니다.

유유상종. 동족임을 알게 된 둘은 매우 가까운 사이가 된다.

이것은 송태섭이 강백호와 동류의 인물이며, 강백호를 이끌어줄 존재임을 암시합니다.

강백호에게 펌프 페이크를 전수해주는 송태섭.

실제로 송태섭은 강백호에게 유용한 테크닉을 전수해주기도 하고,

강백호 공식전 첫 득점을 어시해준 것도 다름아닌 송태섭이다.

득점의 기회도 창출해주는 등 선배로써 이끌어주는 장면을 자주 보여줍니다.

문제아 콤비지만 성능은 발군이다.

이 둘은 하드웨어의 강백호와 소프트웨어의 송태섭이라는 상호보완적 관계로도 볼 수 있습니다.

3. 정대만 등장의 트리거

첫 등장은 송태섭 적대세력의 대장으로 절대로 농구를 잘할 것 같지 않은 인상이다.
정대만의 설정이 빈약한 시점. 안경선배는 정대만을 처음보는 사람 취급한다.
그러나 농구부원이였던 과거가 들어나자 갑자기 복귀를 권유. 뭐야 이게...
187cm 서태웅, 188cm 강백호, 184cm 정대만. 그러나 이 시기엔 키 차이가 너무 많이 나게 그려져 있다.
농구부원이였다고 밝혀진 후 178cm의 안경선배보다 부쩍 크게 그려진다.
한때의 자신과 같이 송태섭이 농구부의 기대주였기 때문에 질투했던 것!

송태섭은 북산고 베스트 5의 마지막 선수인 정대만을 등장시키는 트리거 격 캐릭터이기도 합니다. 일찍이 부상으로 인해 농구를 접은 중학 MVP 출신 정대만은 새로운 북산 농구부의 유망주인 송태섭에게 질투를 느끼고 폭력사태를 일으킵니다. 정대만은 개과천선하여 농구부에 복귀하게 되고, 그들은 전국제패를 향해 한 배를 타게 됩니다.

송태섭은 돌파, 정대만은 3점슛으로 완전히 양분 된 활약상을 펼치게 된다.

이후 송태섭은 빠른 스피드를 부각하는 "스피드 스타"로, 정대만은 정적이지만 폭발적인 "불꽃 슈터"로 각각의 활약상이 묘사됩니다.

강백호보다도 슈팅장면이 없다. 매우 귀한 장면들이다.

만약에 정대만이 등장하지 않았다면 송태섭의 중거리 슈팅장면이 조금은 더 많이 나왔을지도 모릅니다.

해남의 단신 슈터 홍익현. 송태섭이 미야기(宫城), 홍익현이 미야마스(宫益)로 이름도 유사하다. 노린 듯.

후에 해남대부속고의 홍익현이 단신 슈터로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죠.

쿠루마타니 소라, 남자고교농구선수로써는 단신인 154cm이다. 장기는 3점슛.

또한 이러한 콘셉트는 또 다른 인기 농구만화인 소라의 날개의 주인공인 소라를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4. 제대로 된 러브라인

강백호는 채소연에게, 송태섭은 이한나에게 반해있다.

송태섭은 강백호와 함께 유이하게 러브라인을 갖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실상 제대로 된 러브라인은 송태섭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송태섭의 마음을 꿰뚫어 본 강백호.

송태섭은 등장 초기 강백호와 연애에 대한 상담을 하는 등 러브라인이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쪽은 삼각관계인데 갑,을,병이 완벽하게 나뉘어있다. 절대로 안이뤄질 사이다.
이쪽은 진전이 상당하다. 한나는 거의 내조 수준으로 태섭의 멘탈관리를 해준다.

삼각관계에서 병의 입장인 강백호와 달리 송태섭은 제대로 썸을 탑니다. 작품이 진행될수록 둘의 관계가 눈에 띄게 발전하는 것을 몇몇 장면들을 통해 볼 수 있습니다.

산왕전을 앞둔 결전의 전야에 좋은 분위기의 둘 사이로 강백호가 끼어든다.
자연스런 스킨십. 거기에 목표를 정해주며 멘탈까지 잡아주는 완벽한 내조. 거의 부부다.

산왕전에서 손바닥에 "NO.1 가드"를 써주는 장면이 가장 대표적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5. 매 시합이 인간극장

핸디캡이 본격적으로 드러나는 상양전. 매치업 상대인 심준섭과 무려 12cm 차이다.

송태섭은 북산 베스트 5 중 유일하게 피지컬이 핸디캡인 선수입니다. 이 핸디캡이 사실상 송태섭의 아이덴티티이며 송태섭 드라마의 전부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김수겸 178cm, 이정환 184cm, 나대룡 183cm, 이명헌 180cm. 송태섭은 168cm다.

송태섭은 거의 모든 시합을 자신보다 큰 선수를 상대로 치러냅니다. 거기다 그 상대가 지역대회 때는 도내 NO.2 김수겸, NO.1 이정환이었고, 전국대회에서는 도내 득점 3위인 나대룡, 전국 NO.1 가드인 이명헌이었죠.

자신보다 큰 상대를 상대로 공수에서 큰 역할을 해낸다.
전국 NO.1 가드 이명헌을 상대로 스피드를 활용해 괴롭힌 결과 인텐션파울을 얻어내어 시합의 흐름을 크게 바꾸는 활약을 펼친다.

앞서 거론했던 첫 등장의 복선을 상기해보면 이 매치업 들에서 송태섭이 활약할 수 있았던 이유가 충분히 납득됩니다. 특히 이정환, 이명헌과의 매치업에서 그의 진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윤대협조차 버거워하던 이정환을 어느 정도 막아냈으며, 극강의 냉철함을 보여주던 이명헌을 장기인 스피드로 괴롭혀 인텐셔널 파울을 얻어내는 등 피지컬을 초월하는 활약을 보여줍니다.

도내 다섯손가락 안에 들어가는 가드라고 평가하는 능남의 유명호 감독과 김수겸, 이정환과 맞붙었던 실력을 높이 평가하는 윤대협.
능남의 가드 백정태는 송태섭에게 호되게 당한 뒤 곤죽이 되어 버린다.

송태섭은 북산 베스트 5 중에 농구실력이 가장 안정된 선수로 실력적인 면에서는 등장 시점부터 기복이 거의 없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점에 기반해 능남의 유명호 감독은 그를 도내 베스트 5 가드로 평가하기도 했으며, 상대팀인 윤대협 역시 요주의 선수로 경계하기도 합니다.

시합전 송태섭의 멘탈을 제대로 건드린 나대룡.
나대룡의 계속되는 도발에 멘탈이 완전히 날아가버린 송태섭.
산왕전에서는 자신보다 10cm이상 큰 전국최강팀의 NO.1 포인트가드를 상대해야 된다는 중압감을 느낀다.
프레스를 당하자 피지컬이 약한 송태섭은 멘탈이 나가버리며 무리한 플레이를 하게 된다.
안선생님과 이한나의 멘탈케어로 드디어 본실력을 발휘하는 북산의 돌격대장 송태섭.

기복이 있다면 멘털인데, 이 멘털은 대부분 자신의 핸디캡인 피지컬에서 오는 것으로 이것을 극복해나가는 것이 송태섭이 가진 최대의 드라마로 볼 수 있습니다.
원작의 송태섭은 정대만 이후, 서태웅 이전에 북산에서 제일 뛰어난 선수였으며, 강백호와 같이 문제아적 기질이 있지만 이한나에 대한 순정적 사랑으로 자신의 피지컬적 한계를 극복하는 상당히 왕도적인 캐릭터로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극장판 더 퍼스트 슬램덩크에서의 송태섭은 어떻게 바뀌었을까요?

1. 슬램덩크 외전 피어스?

앞서 말했듯 원작자의 단편인 피어스라는 작품의 설정을 일부 차용했습니다.

자신만의 동굴에서 형을 기다린다는 설정.

피어스의 스토리는 매우 간단합니다. 13살 태섭이 3년 전 죽은 형을 그리워하며 자신만의 동굴(진짜 동굴)을 만들고 방황하던 어느 날.

피어스의 태섭과 한나.

또 다른 가정사로 마상이 깊은 한나라는 소녀를 우연히 만나게 됩니다.

우정의 증표로 나눠갖는 귀걸이.

둘은 싸우고, 화해하고, 서로를 이해하는 과정에 우정의 증표로 귀걸이를 나눠 갖으며 끝이 납니다.
여기의 태섭과 한나가 슬램덩크의 송태섭과 이한나라는 얘기는 이 작품에 단 한마디도 등장하지 않습니다.

2. 형의 존재

죽은 형이 있었다는 설정.

피어스에서 차용한 설정은 바로 형이라는 존재입니다. 피어스에서는 단순히 형이었지만, 극장판에서는 여기에 살을 붙여서 농구를 잘했던 형으로 바뀝니다.
송태섭은 어렸을 때 자신보다 크고 뛰어난 실력의 형과 농구를 즐겼었다는 설정까지 추가되며, 이를 통해 피지컬적인 한계가 뚜렷한 그가 어떤 마음가짐으로 극복해왔는지에 대해 설득력을 추가합니다. 이런 부분은 산왕의 에이스 플레이어인 정우성의 어린 시절과도 유사하여 그 실력의 비하인드 스토리처럼 그려지고 있습니다.

3. 엄마와의 갈등

원작에선 퇴원하자마자 복학을 한다. 이 부분은 극장판에서 다르게 각색되었다.

피어스에서와 마찬가지로 형은 결국 사고로 죽었다는 설정입니다. 이 사건으로 송태섭의 엄마는 실의에 빠지게 됩니다. 어린 태섭은 방치됐고, 엄마와의 갈등은 쌓여갑니다. 농구를 통해 자아실현을 하고 있는 송태섭을 통해 엄마와의 갈등이 해소된다는 것이 추가된 드라마 중 하나입니다.

4. 왜 송태섭일까?
이유는 매우 간단하다고 봅니다. 극장판 영화로써 신규유입층을 끌어들이기 위해 기존 원작을 베이스로 하되 한편만에 기승전결을 내기에 가장 좋은 캐릭터는 북산 베스트 5 중에 송태섭이었던 것이겠죠. 왜냐면 원작에서 도드라지는 드라마가 없었기 때문에 흥미로운 과거사를 녹여서 한 편의 영화적 구성으로 끝내기에 가장 적합했을 겁니다. 다만, 원작의 단순 영상화를 원했던 분들에게는 좋은 평을 듣기는 어려울 수도 있겠지만 말이죠.

전광석화, 돌격대장 등의 이명과 같이 원작에서는 매우 쾌남아로 그려지는 작은꽈추 송태섭. 그러나 극장판에서는 굴곡진 과거사가 첨가되어 그늘진 청소년이 된 송태섭. 같지만 다른 원작과 극장판의 송태섭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https://youtu.be/YoslkWTnOqc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