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래곤볼] 드래곤볼과 인플레이션의 관계
안녕하세요? 추억을 파는 리뷰어 추억파리입니다.
이번 리뷰는 예고대로 드래곤볼로 보는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 입니다.
사실 이 세용어는 경제학용어로 워낙 유명하기도 하고, 전문지식을 요하는 것이기 때문에 용어자체를 설명하고자 함은 아니니 오해없으시길 바랍니다.
단지 드래곤볼이라는 작품을 볼 때, 이런 관점에서도 볼 수 있구나하고 재미로 봐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작품은 시간의 순서대로 인플레이션, 디플레이션, 스태그플레이션을 겪습니다.
오공의 성장과 세계관의 확장이 정비례하고 있기 때문이죠.
어떤 시기에 어떻게 바뀌는지 한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대인플레이션의 시대
작품에서 오공의 첫모험을 시작으로 나메크성모험이 끝나는 시점까지가 해당됩니다.
오공의 성장과 세계관의 확장이 비례적으로 이루어집니다.
작품의 초기인 소년기 시절에는 인플레이션을 발생시키는 중요한 인물들이 있습니다. 한명은 거북선인으로 불리는 무천도사이며, 한명은 도시소녀인 부루마입니다.
거북선인은 소년기 오공의 성장에 중추적인 역할을 하는 인물입니다.
작품 내내 오공의 날개가 되어주는 근두운을 준 인물이며,
오공에게 무예를 전수해주고,
살아가는데 필요한 지식을 가르쳐줍니다.
또한 거북선류라는 유파의 창시자이며,
그 유명세로 입문한 크리링은 오공에게 피를 나눈 형제만큼 소중한 인연이 됩니다.
거북선인은 소년기 오공에게 성장의 척도가 되어줍니다.
거북선인의 권유로 처음 출전한 제21회 천하제일무도회에서 거북선인이 분장한 잭키춘은 오공의 성장에 도화선이 되어줍니다.
세상의 넓음을 깨달은 오공은 이때부터 자신만의 여행을 하며, 심신의 성장을 이룩해갑니다.
제22회 천하제일무도회에서는 야무챠까지 입문하여 거북선인의 제자는 총 3명이되며, 이때 함께 출전한 라이벌 문파인 학선류와 대립하게 됩니다. 이 시점에서 거북선인은 자신의 제자들이 충분히 성장했음을 시사하는 대사를 하며, 오공과 크리링의 성장을 확인시켜줍니다.
또한 거북선인과 학선인은 사실 무태두도사의 아래에서 함께 수련하던 무도인들이었으며, 피콜로대마왕을 봉인한 것도 무태두임이 밝혀지면서, 피콜로대마왕과의 사투가 유파의 숙명의 대결로 이어지게됩니다.
피콜로 대마왕을 무찌른 오공은 비로소 무천도사를 완전히 넘어서게 됐고, 이제 신계로 올라가 신에게 무려 3년의 가르침을 받고 더욱 더 강해지게 됩니다.
3년 뒤 열린 제23회 천하제일무도회는 신의 계승자 자격을 갖춘 오공과 대마왕의 후계자인 마주니어가 격돌하여, 세상을 건 사투를 펼치기도 합니다.
비록 이시점에 이미 오공은 거북선인을 뛰어 넘었지만,
나메크성에 가서야 도복의 마크에 거북선류의 마크를 떼고 자신의 이름을 새겨넣었을 만큼 오랜기간 거북선인의 영향하에 있었음을 보여줍니다.
부루마의 경우는 세계관의 확장에 결정적인 역할을 많이 하게 됩니다.
먼저 첫만남에서 오공을 모험의 길로 이끌어낸 장본인이 부루마입니다.
그리고 장거리 여행을 위한 탈 것이나 아이템들, 그리고 지식들은 거의 다 부루마가 제공합니다.
부루마는 오공과의 첫 모험이 끝난 이후로는 레드리본군 편에서 잠시 모험의 동료가 되고 난 뒤,
한 참 뒤인 나메크성편에서 오공들을 나메크성으로 갈 수 있게 해준 우주선을 제공하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미래의 부루마는 무려 타임머신을 만들어서 아들인 트랭크스가 과거를 오갈 수 있게해줍니다.
사이야인편부터 본격 격투물이 됨으로써 오공의 전투력 역시 매우 크게 성장하게 되는데, 전설의 슈퍼사이야인에 다다르는 기간까지 엄청난 인플레이션이 발생합니다.
계왕성에서의 특훈으로 얻은 계왕권과 원기옥은 물론이고,
100배 중력 수련을 통한 폭발적인 전투력 상승과
죽음의 문턱을 넘으면 강해지는 사이야인의 특성까지 더해져
오공은 최초로 전설의 슈퍼사이야인에 도달하게 됩니다.
여기에 이런 저런 설정들이 마구마구 더해지며, 오공의 행적이 매우 숙명적으로 일어나고 있음을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때까지만해도 서브캐릭터인 피콜로나 베지타에게도 엄청난 설정들이 추가되어 작품의 깊이와 스케일이 크게 확장되기도 합니다.
거품이 빠지고 디플레이션 속으로...
극대화된 인플레이션은 거품이 빠지며 디플레이션이 일어납니다. 나메크성에서 급격하게 성장한 오공과 확대된 세계관은 다음 에피소드에서 대폭 축소되버립니다.
하물며 오공의 극적인 슈퍼사이야인화를 도왔던 베지타와 크리링의 죽음도 이들을 아무렇지않게 되살리며 이들이 기껏 만들어준 비극적인 분위기를 깨버렸습니다.
숙명의 적이던 프리저는 누더기 같은 모습으로 지구에 찾아와서는 왠 듣도보도 못한 소년에게 단칼에 죽임을 당하게 됩니다. 이는 도저히 그 나메크성의 공포의 프리저라고는 상상도 못할만큼 그 이미지를 땅바닥에 쳐박아버립니다.
이렇게 모든 숙명과 운명으로 점철되어 진행되어온 드래곤볼의 장엄한 스토리는
한명의 소년이 등장하면서 비웃듯 물거품을 만들어 버립니다. 이 소년은 향후 베지타와 부루마의 아들인 트랭크스로
미래에서 겪은 비극을 현대에 전하고, 오공에게 답을 구하고자 찾아왔습니다. 이로써 페러럴월드가 열리게됩니다.
그런데 어째서인지 이때부터 작품은 스케일부터 시작해서 모든 것이 축소됩니다. 페러럴월드는 쓰임새가 거의 없고, 세계관은 지구로 축소되었으며,
적이라고 나오는 것은 인조인간 5체와 셀이라는 괴물 1체가 다 입니다. 거기다 셀은 오리지널리티가 아예없는 적으로 역대 지구에 발을 딛었던 강자들의 세포로 만들어진 괴물입니다.
이 셀이라는 괴물은 해석에 따라서는 메카프리저와 같은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기존에 오공이 이긴 적들의 집합체로 오공의 트로피 같은 존재인 것이죠.
프리저도 오공의 트로피 같은 존재이지만 메카프리저가되어 남의 손에 박살이 났듯
셀 역시 오공의 아들인 오반에 의해 박살이 나면서
이제는 기존에 오공이 끌어오던 드래곤볼은 여기서 끝이다라는 의미로 해석해 볼수도 있겠습니다.
총체적난국. 스태그플레이션과 그 끝...
오공의 시대가 끝이 났고,
2대 주인공으로 오반이 발탁됐지만
그 기간은 불과 다섯편에 불과합니다.
새로운 돌파구로 장르를 바꾸고 세계관도 바꾸고 등장인물도 싹다 바꿔봤지만 오공이 없는 드래곤볼을 독자들이 납득할리가 없었죠.
결국 오반이 주인공이 된지 5주만에 오공과 친구들이 다시 등장인물로 투입되고, 새로운 캐릭터들은 부랴부랴 역할이 축소되거나 사라지게 됩니다.
중간중간 어떻게든 오반이나 다음세대의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우려고 시도하지만 번번히 실패하면서 작품은 총체적난국에 빠지게 됩니다.
오공의 재등판은 매번 성공적이였지만, 오공이 다시 빠진 자리를 오천크스나 오반이 메꾸는 것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이렇게 오공이 빠진 자리를 메꾸려다 보니 주적인 마인부우도 붕떠버리며 개성을 상실했고,
매력적인 오천크스나
기껏 잠재능력을 해방해 최강의 반열에 오른 오반도 제대로 써먹지 못하고
폐기처분 되듯 버려지고 맙니다.
세계관은 이제 우주의 진짜 정점인 계왕신이 등장하고, 우주의 끝인 계왕신계까지 확장되며 최대치로 확장되지만, 이런 확장에 어떠한 의미도 깊이도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오공살아나는 사진 추가
장엄한 드래곤볼 스토리는 이제 온데간데 없고, 니가 쎄냐 내가 쎄냐 서로 파워인플레이션만 지속하다가 결국 오공이 재등판하여 마인부우를 퇴치하는 것으로 마무리됩니다.
그래도 위대한 드래곤볼의 이야기...
드래곤볼은 정말 손에 꼽을 만큼 위대한 작품임에 틀림 없습니다. 에스컬레이터식 구성의 선구자적 위치에서 좋은쪽으로든 나쁜쪽으로든 그 한계를 명확히 보여준 작품이기도 합니다.
이후에 이런 구성을 계승한 작품 중 유명한 원피스와 나루토 역시 뒤로 갈수록 거품이 빠지며 총체적 난국에 빠지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그리고 드래곤볼의 정식 후속작인 드래곤볼 슈퍼도 갈피를 못잡고 방황하고 있죠. 그러나 독자들은 오공의 모험을 계속해서 궁금해하고, 흥미있게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번에 나온 극장판 슈퍼히어로 역시 굉장히 좋은 평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위해 노력한 결과일까요?
오반과 피콜로의 새로운 변신까지 공개된 가운데 드래곤볼이 또 다시 부흥기로 들어설지에 대해서도 사뭇 기대가 됩니다.
이번 리뷰는 조금은 색다른 시각으로 작품을 해석해보았습니다. 재밌게 보셨나요?
다음 리뷰는 더욱 재밌는 이야기로 찾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