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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리뷰

[애니리뷰] 추억의 그랑죠. 이름에 얽힌 사연.

by 르슈 2022. 9.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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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의 애니메이션. 번개전사 그랑죠.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인 그랑죠, 포세이돈, 피닉스.
그리고 장민호, 제롬, 용이.
이 익숙한 이름들은 우리에게 친근하지만, 원작의 이름 속에 숨겨진 힌트들을 알아채기 어렵다.
국내판에서는 절대로 알 수 없는 이름에 숨어있는 재밌는 얘기들을 파헤쳐 본다.

1. 번개전사?

마동킹의 모습. 좌측이 전기, 우측이 슈퍼화 한 후기의 모습이다.

사실 이 작품은 번개와는 아무 관련이 없고 번개전사라는 건 나오지도 않는다. 아마 변신 장면에서 그랑죠의 주변에 스파크가 튀는 걸 보고 대충 지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원제에서는 마동킹(마동왕인데 왕자를 영어인 킹으로 읽는다.) 인데, 원어 발음으로는 마도-킹이다. 여기서 마도-는 마법으로 움직인다는 뜻과 마법의 길이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어서 마법으로 움직이는 로봇이란 의미와 마법의 왕이라는 두가지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그리고 작중에서 직접적으로 번개전사가 지칭하는 것은 이 로봇들이 아니라 로봇들을 조종하는 파일럿이다. 당연히 걔네도 번개전사가 아니라 마동전사들이며, 이 역시 동음이의어로 마법으로 조종하여 싸우는 사람과 마법전사라는 두 가지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2. 그랑죠? 피닉스? 포세이돈?

우리에게 친숙한 번개전사 로봇들의 진짜이름은 무엇일까?

대지의 마동킹 그란조트
대지의 마동킹 슈퍼 그란조트

그랑죠는 "그란조트"(그랜조트)가 원래 이름이다. 뭔가 욕같이 들리지만 Granzort로 t앞에 r발음이 있기 때문에 발음상 "그란조~트"다. 영어에서 유추할 수 있듯, 대지를 뜻하는 Grand를 이름에 섞어 놓음으로써 대지의 힘을 사용하는 마동킹임을 알 수 있다. 필살기인 "에르디카이저"의 에르디 역시 대지를 뜻하는 Erde에서 따온 것이고, 이 검을 소환하는 주문인 "지크.가이.프리즈"에서 가운데 가이는 대지의 여신을 뜻하는 가이아에서 차용한 것을 알 수 있다. 설정상으로는 대지의 신수인 가이아론의 이니셜이라고 한다만 가이아론이라는 이름도 "가이아"에다가 용을 뜻하는 "론"을 붙인 것으로 후기에 슈퍼 그란조트가 소환하는 "가이아드래곤"이 "가이아론"이다.

바람의 마동킹 윈저트
바람의 마동킹 슈퍼 윈저트

피닉스는 "윈저트"(Winzert)이다. 이 녀석 역시 바람을 의미하는 "윈드"(Wind)에서 따온 것을 알 수 있다. 재밌는 점은 "그란조트"와 마찬가지로 뒤에 Zort, Zert로 조트와 저트를 붙여놨다. 그리고 필살궁의 이름이 "슈투룸 카이저"인데, 슈투룸은 독일어로 태풍을 뜻한다. 이래저래 바람과 관련된 것들을 최대한 갖다붙여서 바람의 마동킹임을 강조하고 있다.

물의 마동킹 아쿠아비트
물의 마동킹 슈퍼 아쿠아비트

마지막으로 포세이돈은 "아쿠아비트"(Aquabeat)이다. 이 녀석은 zort도 zert도 아닌 beat가 붙어 있다. 그래서 이 삼총사는 모두 "트"자 돌림으로 운율을 맞춘셈이 된다. 이 녀석은 이름에 물을 뜻하는 아쿠아라고 대놓고 써 있다. 그런데 이름이 아쿠아비트라서 뭔가 강렬한 느낌이 들지만, 막상 잔잔한 물에서만 소환할 수 있다고 한다. 넌센스한 네이밍이다. 필살창의 이름은 웨이브 카이저로 누가봐도 물이구나 싶게 지어놨다. 이 녀석은 "윈저트"보다도 출연난이도가 더욱 높다. 이 녀석을 소환하려면 최소 이 녀석 보다 크고 잔잔한 물이 고여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이름도 셋중 가장 막 지어 놓은 느낌이든다.

3. 장민호? 용이? 제롬?

대지의 마동킹 그란조트의 탑승자인 하루카 다이치. 유일한 지구태생 마동전사이다.

주인공인 장민호의 원래 이름은 "하루카 다이치(遠 大地)"이다. 이게 뭔 뜻인고 하니 "머나먼 대지"를 뜻하는 언어 유희라고 볼 수 있겠다. 이 이름에는 이 녀석의 운명이 꽤나 암시되어 있는데, 먼저 머나먼 대지는 달을 비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다이치가 달로 여행을 떠나는 것을 빗댄 것이다. 또한 탑승기체의 이름인 "그란조트"가 "대지"의 영어표현인 Grand를 기원으로 하고 있는데, 이 "그란조트"의 탑승 조건이 100m를 5초안에 뛰어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머나먼 그란조트"라는 언어유희도 겸하고 있다.

두번째 마동전사가 되는 용이의 원래 이름은 "야마모토 가스(山本GAS)"이다. 이 녀석의 이름은 대놓고 탑승조건을 심어놨다. 야마모토는 산기슭을 의미하고, 가스는 공기보다 가벼워 위로 뜬다. 즉, 높은데서 뛰어내려서 위로 날아 올라야 탈 수 있는 "윈저트"의 탑승 조건을 그대로 이름화 한 것이다.

우리에겐 제롬으로 익숙한 라비. 왼쪽부터 평상복, 전기 전투의상, 후기 전투의상이다.

마지막으로 제롬은 "라비"이다. "아쿠아비트" 만큼 대충 지은 이름으로, 토끼의 영단어인 래빗을 일본식으로 발음한 라비토에서 "라비"만 살린 것이다. 모습을 보면 알겠지만 이 녀석은 토끼귀를 가지고 있는 긴귀부족민이다. 주인공들이 모험을 하는 무대인 달의 내부세상을 "라비루나"라고 하는데, 이 역시 토끼를 뜻하는 라비토와 달을 뜻하는 루나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즉, 이 작품의 달은 달토끼 설화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추억의 그랑죠의 이름에 얽힌 재밌는 이야기. 끝.
https://youtu.be/IyZ2iOxQTu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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