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애니로 도배된 극장가에 던전앤드래곤의 영화가 뜬금없이 개봉했다. 던전앤드래곤은 TRPG의 시초로써 90년대에는 비디오게임화 되어 횡스크롤 액션게임으로 주로 나오곤 했다. 제목과 같이 주요 배경은 동굴 등의 던전이며, 그 안에 있는 드래곤을 잡으러 가는 내용으로 보면 된다.

TRPG라 하여 뭔가 심오하게 생각할 수 있으나 쉽게 말해 역할극이다. 우리가 어렸을 때 나는 왕자 너는 공주 너는 뭐뭐 하면서 노는 것을 생각하면 된다. 이것을 규칙과 범위를 정해서 상상력을 극대화하여 언어와 글을 통해 진행하는 방식으로 생각하면된다.


90년대 비디오게임 세대라면 위와 같은 TRPG보다는 오락실의 게임화면이 더 익숙할 것이다. 캡콤에서 출시한 던전앤드래곤즈 섀도우 오버 미스타라는 자신이 플레이하고 싶은 캐릭터를 선택하여 진행하는 횡스크롤 액션게임 방식이다. 총 6종의 직업이 있는데, 직업별로 2종류의 캐릭터가 준비되어 있어 총 12종의 캐릭터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이 게임은 당시 캡콤의 횡스크롤액션게임 노하우의 정수가 담긴 것으로 극강의 재미와 퀄리티를 보장한다. 그만큼 사양도 높았던 관계로 가정용으로 이식되는 것은 매우 매우 늦어졌는데, 그나마도 32비트 게임기 중 비디오램 확장이 가능했던 새가새턴으로만 발매가 되어 가정용으로는 큰 재미를 보진 못했다.


캡콤의 게임보다 서양에서 더더욱 유명한 게임으로는 네버윈터나이츠 시리즈가 있다. 통칭 CRPG로 불리는 이 게임은 현재의 MMORPG와 그 방식이 유사하나, 싱글플레이를 기반으로 한다.
유사한 중세 판타지풍 RPG라 할지라도 동화책을 읽는 듯한 느낌의 JRPG와 달리 이쪽은 훨씬 높은 자유도로 게임 속 세계를 탐험할 수 있다.. 수동적인 JRPG보다 훨씬 더 많은 상상력을 동원해서 능동적으로 게임을 진행해야 한다. JRPG에 익숙한 사람들은 좀처럼 적응하기 어렵지만, 게임의 몰입도는 압도적으로 CRPG쪽이 높다.


사실 이 소재의 영화화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것도 무려 시리즈로 두 편이나 있다. 이게 왜 무려란 소리가 나오냐면 정말 망작 오브 망작이기 때문이다. 1편이 망했으면 접었어야 했거늘 저예산으로 2편을 만들어서 관뚜껑에 스스로 못을 박아버린다. 이런 소재는 정말 잘 만들지 않으면 유치한 영상물이 될 뿐이다. 모든 것이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현실감이 없는 것들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그 상상이 치밀하고, 구체적이 될수록 몰입도가 올라가고 완성도가 올라가게 되는데, 안타깝게도 이 영화 시리즈는 그런 부분을 모두 놓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그러나 이번 영화는 전과는 다를 것으로 기대가 된다. 스틸컷을 보면 보이는 부분이 일단 크게 유치하지 않은 느낌이다. 이것은 그간 반지의 제왕과 같은 대작 영화를 통해 영화계에서 중세판타지물의 제작 수준이 엄청나게 상향됐기 때문일 것이다. 이후 왕좌의 게임 등 드라마로 나온 중세판타지의 퀄리티가 거의 영화 이상을 보여주면서 이제는 중세판타지 영화에 대해 어느 정도 안심하고 볼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겠다.
또한 이 던전앤드래곤즈에서 중요한 요소가 바로 파티플레이다. 우리는 2000년 이래 이런 영화들을 많이 봐왔다. 바로 마블의 어벤져스와 DC의 저스티스 리그 등이 그것이다. 이런 장르의 가장 큰 흥미요소는 바로 다양한 개성의 주인공들이 각자의 방법으로 활약하는 장면들 일 것이다.
과연 이 영화가 앞서 말한 부분들을 얼마나 잘 표현하고 있을는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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