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국내 극장가는 일본의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 "신카이 마코토" 열풍이 이어지고 있다.
"신카이 마코토"는 "너의 이름을"을 필두로 "날씨의 아이"와 지금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스즈메의 문단속"을 3연속 히트시키며 명실상부 흥행메이커로 자리 매김한 상태다. 세 작품을 합치면 무려 900만에 육박하는 흥행기록이다.
이런 일본의 천재 감독 신카이 마코토가 있기 전, 진정한 천재로 불렸던 애니메이션 영화 감독이 있었다.
그 이름은 바로 "콘 사토시".
불과 46세의 나이에 병으로 절명한 비운의 천재.
천재라 불린 그가 선보였던 작품은 대략 이런 것들이 있다.
1. 퍼펙트 블루(1997년작, 2004년 국내개봉)
시종일관 주인공의 모노드라마처럼 진행되는 미스테리 스릴러 장르로 작화와 독창성이 매우 뛰어난 작품이다. 세밀하게 그려진 배경묘사와 영화같은 연출들이 절묘하게 조합되어 극의 몰입도를 높여준다. 일본 애니메이션 답지않게 과장되지 않은 캐릭터 디자인과 풍부한 표정 연출이 백미다. 일부 장면이 서양의 실사영화에서 오마주 될 만큼 인상적인 작품이다. 작품은 주인공인 미마의 인격을 분열시킨 것처럼 연출하며, 그녀가 피해자, 목격자, 범인을 모두 맡게 한다. 충격적인 반전까지 더해지며 완벽할 정도로 관객들에게 충격을 안겨준다.
2.천년여우(2002년작, 2004년 국내개봉)
이 작품은 퍼펙트 블루와 달리 멜로 드라마를 표방한 작품이다. 그러나 그 상상력은 엄청난 것으로, 주인공 "후지와라 치요코"의 기억 속 장면들을 하나의 무대로하여 수 많은 단편들이 집합 된, 옴니버스이지만 완벽하게 하나로 연결된 구성을 취하고 있다. "후지와라 치요코"는 다양한 장르를 연기했던 과거의 배우라는 설정이다. 그런 그녀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려는 감독 "타치바나 겐야"는 그녀의 이야기를 듣고, 그녀의 회상 속에 몰입한 나머지 자신도 그 회상 속에 개입하는 환상을 겪게 된다는 식의 내용이다. 감독인 "콘 사토시"가 전작인 "퍼펙트 블루"에서 보여줬던 현실과 환상의 모호한 경계의 표현이 빛을 발한 작품이기도 하다.
3.토쿄 갓 파더즈(2003년작, 2007년 국내개봉)
토쿄 갓 파더즈는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그려낸 코메디 드라마이다. "콘 사토시"감독의 작품답게 마냥 훈훈하기만 한 작품은 아니다. 일단 기본 설정부터가 상당히 빡세다. 주인공 4인은 가출소녀, 노숙자, 여장남자, 버려진 아이로 구성되어 있다. 기본 플롯은 노숙자 3인방이 버려진 아이를 본래 부모에게 돌려주기 위한 여정인데, 이 여정 속에 웃음과 감동에 더해 감독의 주특기인 스릴러까지 들어가있다. 이 작품은 기존 콘 사토시 작품과는 작화나 음악 등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연출과 짜임새는 앞선 두 작품에 전혀 밀리지 않는 작품이다. 코메디와 스릴러와 가족드라마를 매우 정교하게 이어놓아 과연 천재로구나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다.
4.망상대리인(2004년작, 13부작)
제목부터가 스릴러가 아니면 안되는 네이밍센스를 보여주는 작품이다. 현대인들의 스트레스로 인한 현실도피와 그를 통해 발현된 망상의 피사체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간다. 자신의 귀책을 감추려는 자와 들춰내려는 자 간의 끝없는 긴장감이 뛰어난 작화와 음악, 그리고 연출로 그려진다. 여러가지 사회적인 문제를 조명하는데, 그 끝이 결국 현실의 파멸과 재건으로 표현된 부분이 "콘 사토시" 감독이 가진 주제의식을 가장 직접적으로 표현한 작품이 아닌가 싶다.
5.파프리카(2006년작, 2007년 국내개봉)
이 작품은 앞선 작품들과 달리 "콘 사토시"의 네임밸류가 제법 올라가 있었기 때문에 상당히 빠른 시간내에 수입되어 개봉하게 된다. 작품은 주인공이 가상현실 장치를 이용해 가상현실로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일들을 헤쳐나가는 스토리지만 여기에 더해 가상의 자신과 현실의 자신이 분열되는 등의 비틈을 추가하여 흥미로운 전개가 펼치진다. 이후 나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주연의 "인셉션"과 궤를 같이하는 면이 있어서 이쪽 계통으로는 나름 선구적인 위치에 있는 작품이다. 2006년 작이지만 지금 봐도 전혀 뛰떨어지지 않는 뛰어난 작화와 동화는 놀라움을 자아낸다.
故"콘 사토시"감독의 작품은 흥행과는 다소 거리가 있었지만, 작화, 음향, 스토리, 연출 등 작품성에 있어서는 압도적인 모습을 보인다. 현재 극장가를 휘몰아 치고 있는 태풍의 눈인 "스즈메의 문단속"의 신카이 마코토 감독을 통해 일본 애니메이션 영화에 관심이 생긴분들에게 그의 작품을 추천드린다.
'영화리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만화리뷰] 존윅에 비벼볼 만한 고전 명작 만화 캐릭터. (0) | 2023.05.08 |
---|---|
[영화리뷰] 스즈메의 문단속이 재난 3부작? 극장가 마케팅의 허와 실. (0) | 2023.04.17 |
[영화리뷰] 던전앤드래곤 (0) | 2023.04.04 |
[고전리뷰] 80년대에 상상한 Chat Gpt와 메타버스의 완성판, 메가존 23 (0) | 2023.03.22 |
[영화리뷰] 알고보면 더 재밌는 탑건 TMI (0) | 2022.08.30 |
댓글